저항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저항예찬 1993년 대전의 하천은 누가 보아도 더러웠다. 아마도 전교조였던 우리 선생님은 이 같이 썩은 물에서는 실지렁이 밖에 못 산다며 목이 터져라 열을 내셨고, 학기에 한 번정도는 갑천변에 나가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시켰다. 썩은 물 가득한 물가에서 검은 봉지 가득히 쓰레기를 줍고 나면, 천이 깨끗해졌다기 보다는 나까지 이 천에 동화되어 손 바닥 깊숙한 곳에서 악취가 느껴졌던 곳, 그런 곳에서도 외할아버지는 출조하실 때 마다 팔뚝만한 잉어인지 붕어인지를 너댓마리 씩 잡아오시곤 하셨다. 무뚝뚝하셨던 서산 사람 친할아버지와 달리, 나의 서울 사람 외할아버지는 기쁨을 감추지 않으셨다. 집에 돌아오시면 손주들에게 자랑할 겸 우리 집 빨간 고무 대야에 물을 채워 잡아 온 물고기들을 풀어 놓으셨는데, 한 번 날카로운..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