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0 0321_동백 어찌 되었든 봄은 온다. 회사의 인터넷 사보를 보고서야 그것을 알아챈다. 그러고 보니 건너편 숲에 하얗고 노란 꽃이 드문드문 올라왔다. 창가의 튤립 화분도 꽃대를 길게 뽑았다. 옥상에서 커피를 마실 때도 외투를 입기 귀찮아졌다. 자동차 손잡이는 황사로 노랗다. 이렇게 맹렬히 봄을 알리는데도, 고작 사보라니. 어느덧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것은 알기가 어렵다. 그건 회사가 주는 돈 없이는 살기 어려운 것과 닮았다. 사보에서는 다가올 봄에 가장 기대되는 꽃을 설문한다. 사우님들의 의견을 댓글로 알려달라고. 이런 인터넷 사보 누가 보나 싶지만, 항상 놀랍도록 많은 댓글이 달린다. 벚꽃이 물론 가장 많고, 개나리니 목련이니, 가끔은 웃음꽃이라는 실없는 사람도 있다. 나는 철부지같이 동백을 떠올린다. 올해는 눈이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