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감상'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8.11.04 보헤미안 랩소디, 2018
  2. 2018.10.20 아이필프리티,2018
  3. 2018.04.14 조너선 와이너_핀치의 부리
  4. 2016.01.17 테드 창_영으로 나누면
note/감상2018.11.04 00:27

 특히, 최근의 나는 영화를 볼 때 군더더기를 참을 수 없다. 왜 들어갔는지 모를 장면 혹은 인물을 보게 되면, 그 나머지가 얼마나 훌륭하던지 간에, 그 영화와 감독이 저질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다행이도 최근에 개봉하는 소위 명장들의 작품은 대부분 군더더기가 없다. 그러므로 나로서는 그 것을 요즘 영화 판의 트렌드라고 부르고 싶다.

 그런 측면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는 완벽에 가깝게 타이트 하다. 이 영화는, 굳이 비유하자면, 프레디 머큐리의 자서전이기 보다는 굵은 선으로 그려진 연표에 가깝다. 영화는 그 연표를 박진감 있게 따라간다. 나머지는 그의 공연을 충실하게 재현했을 뿐이다. 이 영화의 목적은 그를 설명하는 것이 아님이 명확하다. 그 대신 이 영화는, 그가 불러일으킨 감동을 2018년의 참을성 없는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전기 영화를 기대한 사람이 있다면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와중에 하필이면 내가 전혀 신뢰하지 않는 한 언론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는 점이 재미있다.[링크]) 하지만 이 영화는 분명히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으며, 내 플레이 리스트를 한 동안 퀸으로 채울 것이다.


'note >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헤미안 랩소디, 2018  (0) 2018.11.04
아이필프리티,2018  (0) 2018.10.20
조너선 와이너_핀치의 부리  (0) 2018.04.14
테드 창_영으로 나누면  (0) 2016.01.17
Posted by "그냥"
note/감상2018.10.20 14:45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이게 과연 감상을 남길만한 수준의 영화인가를 고민하였으나, 일년에 영화 한 두 편 빠듯이 보는 애아빠로서는 그런 것을 따질 처지가 아니라는 생각에 글을 남긴다. 영화는 나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주제로 러닝타임 내내 숨가쁘게 달려간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에서 얻는 것 이라고는, 방금 내가 적은 문장, 나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아홉 글자를 천천히, 두 시간에 걸쳐 읽는 것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 그 사이 몇 건의 슬랩 스틱 코미디와, 되도 않는 감성 팔이, 혹은 수준 낮은 사이코 드라마가 스쳐 지나가나, 나로서는 안쓰러울 뿐이었다.

 영화에는 전형적인 추녀와 전형적인 미녀이 등장한다. 사실 추녀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숨기고 있었으나, 그 것을 자신만 몰랐던 반면, 미녀는 내부에 추함이 있었으나, 그 것을 자신만 알고 있다. 이러한 대립 구도에서 누구나 예측할 수 있듯, 결국 마지막에 와서는 미녀와 추녀 모두 얼싸안고 우리 모두의 인간성을 찬양하는, 진부한 마무리다. 그러나 결론이 진부한 것을 떠나서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그 비유가 너무 유치하고 극단적이라는 것에 있다. 결국 영화는 세상 모든 사람-아마도 특히 여자-을 외적으로 추녀와 미녀로 분류하는데, 난 추녀만큼 추하지도, 미녀만큼 아름답지도 않다. 그토록 입이 마르게 외쳐 대는 주제와 다르게 그저 최후에 남는 것은 저렇게 추한 것도 행복할 수 있으니 나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저급한 감정 뿐이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나, 청소년 성장 드라마가 아닌 이상, 좀 더 세심할 수는 없었을까. 로한의 미모에 압도 당해 주제의 진부함이 잊혀졌던 15년 전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 새삼 명작으로 느껴진다. 이 영화가 이 달의 무료 영화였던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note >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헤미안 랩소디, 2018  (0) 2018.11.04
아이필프리티,2018  (0) 2018.10.20
조너선 와이너_핀치의 부리  (0) 2018.04.14
테드 창_영으로 나누면  (0) 2016.01.17
Posted by "그냥"
note/감상2018.04.14 18:43

 우리는 어쩌면 인류 역사상 종교의 힘이 가장 약한 시대를 살고 있으며많은 이들은 종교 대신 과학을 믿는다고 말한다그러나 정말로 그러한가나는 그 점에 항상 부정적이었다대중에게 있어 과학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항상 종교적이었기 때문이다대중적으로 성공적인 SF 창작물의 대부분은 과학에 전 우주를 아우르는 진실이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그 것을 여호와의 지팡이처럼 휘둘러 이야기를 진행한다그러나 그 것은 사실과 다르다과학자는 진리를 예언하는 선지자라기 보다는과거의 일들을 기록하고 설명하는 역사가에 가깝기 때문이다또한 가장 인기 있는 과학자들-예를 들자면 호킹이나 세이건특히 다윈 등역시 그들의 마법적인 결론 때문에 유명한 것이지과학 발전에 이바지 하기 위해 흘린 땀이 주목 받은 것이 아니다만약 호킹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학문을 하였다면사람들은 그의 책에 열광하기 보다는 오히려 베개로 사용했을 것이다.


 핀치의 부리는 그런 흔한 대중적인 과학 서적이 아니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오히려 다윈의 신격화를 부수는데 사용 되었으며, 또 많은 부분이 다윈의 진짜 업적을 칭송하기 위해 할애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분명히 다윈이나 그랜트의 업적만큼이나 뛰어난 저자의 입담에 힘입어 마지막 장까지 대중의 흥미를 유지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는 사람은 과학의 종교적인 부분이 아니라, 세계의 진짜 과학자를 매료시키는 진짜 과학적 매력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점이야 말로 대중과학서로서 ‘핀치의 부리’가 가지는 가장 큰 의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는 화학자이기 때문에, 이 책의 흥미로움과는 별개로, 이 책의 결론에 미흡함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 것은 진화 생물학 자체의 미흡함 일 것이다. 결국 그랜트 팀은 종의 분화 자체를 직접적으로 목격하지 못했다. 단지 매우 정교한 방법으로 현 상태의 형성에 대한 합당한 가설을 내 놓았을 뿐이다. 이는 매우 과학적인 과정임에 분명하나, 이 가설에 대한 증거로서 최근 분자 생물학 분야의 눈부신 발전이 있었음에도 그에 대해 단 1 ~ 2개의 챕터만 할애한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 이로서 독자는 이 분야 과학 발전의 백미를 놓친 것이다. 만약 이 책의 다음 판본이 나올 때 최신의 분자생물학 연구 관련 내용이 보충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핀치의 부리 - 10점
조너선 와이너 지음, 양병찬 옮김/동아시아


'note >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헤미안 랩소디, 2018  (0) 2018.11.04
아이필프리티,2018  (0) 2018.10.20
조너선 와이너_핀치의 부리  (0) 2018.04.14
테드 창_영으로 나누면  (0) 2016.01.17
Posted by "그냥"
note/감상2016.01.17 01:58

1. 

다른 단편 '이해'에서도 다루었듯이, 이해가 반드시 화합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토미노 요시유키의 건담 시리즈들과 반대의 관점이라 재미있다. 건담의 뉴타입들은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대통합하고 전쟁을 멈추었는데, 확실히 만화적인 이야기다. 이해는 차이를 유발한다.


작중 레테는 자기 자신과 다름 없었던 수학을 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칼은 그런 레테를 이해함으로써 이별을 확신했다. 결국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과 다름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다. 사랑이든 증오든 동정이든 관계에 대한 모든 감정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음에 기반한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하는 척 기만하는거다. 만약 누군가를 완벽히 이해하게된다면 더이상 그 관계에 의미가 있을리 없다. 수학을 생각해 보자. 수학을 완벽히 이해한다면 왜 수학을 연구할까. 뉴타입이 아니므로 우리가 걱정할 바는 아니지만.



2.

과학자인 나에게 있어서 레테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수학이란 본디 철학적인-혹은 종교적인- 측면이 있다. 따라서 수학이 반드시 실증적일 필요는 없지만-예를들어, 계산 결과가 현실과 달라도 상관은 없으나- 반드시 자기완성적이어야한다. 학문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사건은 과학계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작중에 언급되는 사건들 이외에도 DNA가 유전전달 물질로 증명된다거나, 하이젠베르크가 배를 쨌다거나 하는 등.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과학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진보다. 과학은 그 목적이 완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설명에 있기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의 의미는 뉴턴역학의 틀림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뉴턴역학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을 발견함에 있다. 수학에서 그런일이 일어난다면, 확실히 신부가 신이 없음을 증명한 경우와 비슷하겠다.


보통 수학은 과학의 도구로서 기능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건 틀린말이다. 과학이란 기본적으로 도구의 성격을 가지고 수학이란 기본적으로 철학 혹은 종교다.



3.

단편 몇 편을 읽어보니, 테드 창은 상당히 염세적인 사람이다.

'note >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헤미안 랩소디, 2018  (0) 2018.11.04
아이필프리티,2018  (0) 2018.10.20
조너선 와이너_핀치의 부리  (0) 2018.04.14
테드 창_영으로 나누면  (0) 2016.01.17
Posted by "그냥"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