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감상2018.10.20 14:45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이게 과연 감상을 남길만한 수준의 영화인가를 고민하였으나, 일년에 영화 한 두 편 빠듯이 보는 애아빠로서는 그런 것을 따질 처지가 아니라는 생각에 글을 남긴다. 영화는 나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주제로 러닝타임 내내 숨가쁘게 달려간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에서 얻는 것 이라고는, 방금 내가 적은 문장, 나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아홉 글자를 천천히, 두 시간에 걸쳐 읽는 것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 그 사이 몇 건의 슬랩 스틱 코미디와, 되도 않는 감성 팔이, 혹은 수준 낮은 사이코 드라마가 스쳐 지나가나, 나로서는 안쓰러울 뿐이었다.

 영화에는 전형적인 추녀와 전형적인 미녀이 등장한다. 사실 추녀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숨기고 있었으나, 그 것을 자신만 몰랐던 반면, 미녀는 내부에 추함이 있었으나, 그 것을 자신만 알고 있다. 이러한 대립 구도에서 누구나 예측할 수 있듯, 결국 마지막에 와서는 미녀와 추녀 모두 얼싸안고 우리 모두의 인간성을 찬양하는, 진부한 마무리다. 그러나 결론이 진부한 것을 떠나서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그 비유가 너무 유치하고 극단적이라는 것에 있다. 결국 영화는 세상 모든 사람-아마도 특히 여자-을 외적으로 추녀와 미녀로 분류하는데, 난 추녀만큼 추하지도, 미녀만큼 아름답지도 않다. 그토록 입이 마르게 외쳐 대는 주제와 다르게 그저 최후에 남는 것은 저렇게 추한 것도 행복할 수 있으니 나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저급한 감정 뿐이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나, 청소년 성장 드라마가 아닌 이상, 좀 더 세심할 수는 없었을까. 로한의 미모에 압도 당해 주제의 진부함이 잊혀졌던 15년 전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 새삼 명작으로 느껴진다. 이 영화가 이 달의 무료 영화였던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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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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